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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일상

택시 팁

매운 남 2023. 5. 31. 06:47

택시 이용하면서 그날따라 기분이 좋다던가 아니면 좋은 일이 있어서 그도 아니면 기사분의 서비스가 너무나 맘에 들어서 계획에 없던 팁을 주신 적이 있으신가요? 오늘은 택시 이용 시 팁에 대해서 얘기해 보고자 합니다.

 

서비스팁 5만원이 명시된 앱

 

5월 황금연휴가 끝나고 다시 시작된 화요일. 이런 날은 연휴 피로에 일찍들 귀가를 꿈꾸기에 택시 손님은 많이 없고 그나마 이른 시간에 끊기게 되는데 아니나 다를까 오늘은 호출 손님도 배회 손님도 없는 날입니다. 대기 시간이 30분 이상 늘어가게 되면 한숨이 나오고 초조함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심정이 됩니다. 그럭저럭 열심히 손님을 찾아다니며 호출 손님도 받지만 기준금에 약간 못 미치는 결과에 힘이 빠집니다. 하루 수입금을 확인하며 무심코 서비스팁을 확인하는 순간, 어느 손님이 주셨는지 모르는 거금 5만 원을 확인하게 됩니다.

 

택시 팁 얼마가 적절한가?

누가 주셨는지 모르지만 호출 손님이 아니면 앱을 통해 팁을 줄 수 없기 때문에 그나마 장거리였던 손님을 제외하면 전부 2만 원 내외의 단거리 손님이라 이런 과한 팁을 주셨을 리 만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통상적으로는 2만 원까지는 인사 정도의 의미로 천 원 정도를 많이들 남겨주십니다. 사실 장거리 이용하시고 요금 4~6만 원을 결재하시는 것만으로도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감사할 일이지만 만 원대의 팁을 주시는 경우는 주로 장거리 손님들이 많았고 이 경우에는 앱을 통해 주시기보다 직접 얼굴 보며 현금을 주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네 얼굴 보며 따스함을 전해주시고 받는 기사도 고맙다는 인사를 주고받는 이런 순간이면 아직도 사람 사는 세상의 풋풋한 감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얼마가 적절한가? 이것은 철저히 이용해 주시는 손님들 마음에 달려있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기사입장에서 보면 꼭 뭘 받는다는 생각보다는 편하게 잘 왔다는 인사를 받는다는 의미 그 이상의 특별한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부담 없는 선에서 2~3천 원 정도 주시는 게 적절하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게 아니라 정말 어떤 특별한 일이 생겼거나 감사할 일이 운행 중에 있었다면 그때는 다른 기준이 있어야겠지만 금전적인 보상보다는 진심 담긴 따스한 말 한마디가 더 오래 기억되는 경험이 있습니다.

 

진상 손님의 팁

몇 달 전 한 손님이 기억이 납니다. 강남에서 수원을 가시기 위해 직접 택시를 잡은 손님이었는데 술을 좀 드신 상태에서 생각보다 속이 좋지 않으셨는지 중간중간 정차를 4차례 해야 했던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때마다 미안하다고 얘기를 하시는 게 안쓰럽기도 하고 상태가 더 안 좋아지는 것이 눈에 뜨일 정도로 몸을 못 가누는 상태로 정차시간도 너무 길어지는 난감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경우 흔히 말하는 진상손님은 화도 나고 요금 포기하고 112 신고로 마무리할 수도 있지만 취하신 상태에서도 최대한 예의를 갖추려는 마음이 느껴져 어떻게든 케어해서 집까지 모셔다 드렸습니다. 내리면서 자꾸 전화번호를 찍어달라 하며 안 그래도 늦어진 시간 더 늦출 수 없기에 빨리 내려달라는 심산으로 전화기에다 전번 찍어주고 운행을 종료합니다. 뭐 바라는 마음이 있냐고요? 그런 상황 겪어보면 아무 생각 안 듭니다. 빨리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밖에는.

진상 손님이 다음날 보낸 문자

야간운전을 하면 다음날 오전까지는 통상 잠을 보충합니다. 그날도 아무 생각 없이 피곤한 몸을 잠으로 보상하고 있었는데 일어나 보니 그분에게서 문자가 왔더군요. 보상을 바라는 마음이 없었기에 이렇게 라도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해 주시니 제가 품었던 걱정의 마음에 충분한 보상이 되어 피로도 씻기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덕분에 다음날 산뜻한 기분으로 운행을 할 수 있었고요

 

분실물과 감사의 팁

2주 전에는 호출로 강남에서 수지를 가셨던 손님이 있었는데 잘 모셔다 드리고 이제 막 서울로 올라오는 고속화 도로에서 그 손님 전화를 받아보니 차 안에 갤럭시 버즈 충전 케이스를 두고 내리셨답니다. 손님 하차 시 한 번씩 있는 자리를 보는데 없었는데 시트백 포켓에 넣어서 확인할 수 없었던 상황.

도로 자체의 회차가 불가능한 상황이라 어렵겠지만 회사로 직접 방문하시어 찾아가셔야 된다 말씀드리니 난감해하는 상황 그도 그럴 것이 강남이 회사인 것 같은데 집이 가까운 것도 아니고 강북까지 두어 시간을 찾으러 가기가 여간 무리되는 일이 아닐 듯 서울로 오는 내내 고민하다 다시 온 손님 전화. 미터 요금으로 다시 수지로 와줄 수 있겠냐는 요청을 하신다. 물론 이것을 하고 안 하고는 전적으로 기사 마음이다. 원칙적으로는 해야 할 의무는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괜히 찾아주는 과정에서 시비가 일어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인정 끊고 회사로 직접 찾으러 와라~가 깔끔한 처리이다.

서울에서 전화받은 장소가 마침 그 손님 픽업한 삼성타운 장소. 차를 세우고 보니 저기쯤 보이는 편의점이 있어 들어가 매니저에게 사정얘기를 하고 맡아줄 수 있겠냐고 물어보니 그렇게 하시라 한다. 손님 전화로 편의점에 맡겨두었다 얘기를 하고 내일 찾아가라 통화한 뒤 매니저분께 손님 연락처를 알려주고 마무리.

감사인사 카톡 메세지감사와 함께 받은 카톡 손수건 선물

아침에 곤히 자고 있는데 울리는 카톡 메시지 알림. 출근 후 이어폰 잘 찾았다는 문자와 함께 과분한 팁도 함께 주시니 이 또한 고맙고 감사한 마음. 배송되어 온 손수건 한 장에 마음 또 훈훈해졌었던 기억으로 아까워서 아직 포장도 뜯지도 못했다는... 이런 과도한 팁도 주시는 손님들께 행운을 빌어드렸던 기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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