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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일부터 인상된 택시비가 적용되었고 열흘째 지나가고 있습니다.
인상안을 두고 얼마만큼 인상할 것인가? 언제 적용할 것인가? 등에 대한 논쟁이 있었지만 큰 문제였던 심야 택시난 완화 대책의 일환으로 규제 개혁과 함께 인상 요금이 확정되었습니다.
인상후 열흘동안 뉴스의 후속 보도와 시민들의 반응도 어느 정도 나온 상태인데 기사 입장의 현장에서 느끼는 분위기와 문제점을 말씀드릴까 합니다.
뭐가 얼마나 올랐나?
우선 어떤 부분이 어떻게 올랐는지 말씀드리면
일반 택시는 중형 택시(소나타, K5) 기준으로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이 올라 26.3% 인상률이 적용되었고 세부내용을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 | 현재 | 이전 |
기본요금 | 4,800원 | 3,800원 |
기본거리 | 1,600m | 2,000m |
거리요금 | 131m 당 100원 | 132m 당 100원 |
시간요금 | 30초 100원 | 31초 100원 |
심야 할증 변경 내용
이전에는 자정부터 오전 4시까지 20% 할증되었지만 지금은 2시간이 늘어 오후 10시에서 오전 4시까지 6시간이 할증 시간대이고 할증률도 시간대별로 차등 적용되었습니다
적용시간 | 10시~11시 | 11시~오전 2시 | 오전2시~4시 |
할증률 | 20% | 40% | 20% |
인상폭이 적긴 하지만 모범택시는 기본요금 7,000원(기존 6,500원) / 기본거리는 변동 없이 3km / 할증내용은 일반택시와 동일합니다.
브랜드 택시 (카카오, 아이엠)는 일반 택시와는 다른 요금체계가 적용되며 이 또한 브랜드마다 차이가 있어 정확히 얼마라고 말씀드리기 어려운데 "탄력요금제"로 불리는 호출 시 적용되는 요금은 손님이 몰리는 시간에 따라 5% ~ 40% 차등 적용되어 계산되고 할증 요금도 일반택시보다 10%~20% 높고 추가 합산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할증 시간대는 전체 시간대(오후 10시~오전 4시까지)는 일반택시와 동일하지만 적용 시간대는 브랜드마다 다릅니다.
정리하면 기본요금도 전례에 비춰볼 때 인상폭이 큰 데다 할증률도 크게 오르고 적용되는 시간도 국민들이 피해 가기 어려운 시간대로 확장되었다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거리 표정
첫날과 두 번째 날 기억이 생생합니다. 폭탄을 맞은 것처럼 거리는 한산 그 자체였고 호출 콜은 고사하고 택시를 잡기 위해 거리에 서성이는 손님 그림자조차 보기 힘들었습니다.
이런 냉랭함이 더욱 체감되었던 날은 2월의 첫 금요일(3일)과 토요일(4일)이었습니다. 기사들에게 금요일과 토요일은 한주의 마이너스된 기준금(사납금의 변형된 이름...)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는 금쪽같은 시간이지만 요금 인상을 정면으로 맞은 3일과 4일은 평소 소득의 정확히 반토막난 금액만을 손에 쥔 허탈하고 허망한 현실의 순간이었습니다.
손님의 화나고 피곤한 모습조차 볼 수 없어 철저히 외면당한 느낌만 가득 차 있던 거리 표정이었고 그 냉랭함은 오늘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인상에 대한 생각
최저 임금도 안 되는 급여에 힘들어 떠난 사람들도 있지만 떠날 수 없어 묵묵히 하고 계신 기사들도 있습니다.
아마 모두 같은 마음일 겁니다. 손님들을 많이 모실 수 있는(외면받지 않고) 최소한의 생계 보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그런데 이번 인상안을 놓고 기사들 사이에서도 우려가 있었고 이 우려가 당장 엄청난 수입 감소로 이어지는 현실에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승자가 없는 현실인데 누구를 위한 인상안이었는지 자괴감이 듭니다. 이게 최선이었는지 하루하루 한숨이 나오지만 분명한 것은 바로 지금 택시는 외면받고 있다는 현실과 냉정한 현실자각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택시는 대중교통인가?
현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같은 택시 기사들에 불만이 많습니다.
조막만 한 생태계에서 기본적으로 변화가 쉽지 않고 두려워하며 배타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둘째치고 거친 언행, 습관, 이기적인 운전행태, 더러운 위생 상태 등 서비스 종사자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것들에 중요함을 모르고 둔감한 태도로 일관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 보다 다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런 태도의 사람들이 중심인 택시의 요금이 이제는 대중교통의 그것을 뛰어넘습니다.
다시 말해 싼 맛에 이용했던 대중적 성격의 탈 것이란 무난함의 장막이 벗겨져 냉정한 잣대위에 알몸으로 평가받게 되었고 비싼 요금에 걸맞은 기사의 품격과 제반 서비스 환경까지 디테일한 VOC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 상황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택시는 대중교통이 아니지만 그동안 비싼 요금이 아닌 상태에서 그럭저럭 맘에 들지 않는 환경을 감수하며 이용할 수 있었던 친서민 교통이었는데 이제는 그리 변하지 않은 서비스 체감 환경아래 요금만 역대급으로 올라버린 환경이 되어버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긴 대중교통이던 원래 아니던 지금 그게 무엇이 중요하겠습니까?
정말 아이러니한 것은 서민도 고통이고 기사들도 고통인 현실인데 이것을 과연 모르고 결정한 사안일까 하는 물음입니다.
정말 역대급으로 큰 폭의 인상률인데 그만한 고민의 흔적 없이 결정된 사항이란 생각을 지울 수가 없는 것이 과연 인상안으로 만족하는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이 당연한 것이겠죠
고통은 손님도 기사에게도 똑같아 손님은 불평하고 만족도는 떨어지고, 기사는 수입도 떨어지고 비싼 요금에 손님에게 미안한 감정인데 이 사이 정부, 지차체는 쏙 빠져 나 몰라라 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이 점이 더욱 화가 치미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또 그렇게 기억 속에 둔감해 질지 모르겠지만 국가라는 것이 정부라는 것이 좀 국민들을 위해 일하는 모습으로 돌아오길 간절하게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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