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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모신 손님 아홉 분, 영업거리 112km
고작 아홉 분이지만 지난 1일 토요일 열여섯 분이었던
수익보다 높고 영업거리도 32km 더 길었다
빌드업 초기 단계 분위기는 이상했다
늘 타는 루트인 동부간선도로로 빠지려 하는데
느닷없이 하계동에서 배차 호출
목적지인 정릉까지는 잘 모셔다 드렸는데
저녁 타임 종로 뚫고 강남 가기가 쉽지 않다
경험상 종로에서 호출이 와도 강북 깊숙이 가거나
수평이동이 커서 릴레이 흐름이 끊겨 버린다
택시가, 운전이, 재미없어지는 순간이다
정체에 시간은 시간대로 허비되고...
딱 그런 흐름으로 가고 있었다
예상을 뛰어넘는 손님의 호출
하지만 딱 거기까지
저녁 시간대 걸려 배차현황맵은 온통 파란색 일색
(배차 대기)이라 코엑스에서 휴식 중인데
선릉에서 배차 호출은 의정부로 이어지고
의정부 종료 후 시원스레 동부간선도로를 타고
역삼으로 넘어오니 이번은 용인으로
용인에서 도곡으로 넘어오니 타워팰리스에서
호출은 길음 뉴 타운으로 이어진다
30km가 넘는 장거리 2번이 연이어 터지고
15km 중거리가 뒤를 받치고
잔잔한 3건을 처리하니 자정 넘어 1시 30분
적은 손님에도 기준금은 벌써 오버했지만
건수가 적어 살짝 부족한 느낌
하지만 배차현황맵은 다시 파란색으로 전환
손님 찾아 강남 일대를 계속 배회하다
조선 팰리스에서 배회 손님이 탑승하셨는데
연남동행! 그리고 홍대에서 다시 호출
가양동으로 이어지는 오늘의 휘날레
통상의 경험으로 저조한 실적을 예감했지만
작은 한 건 한 건이 길 위에 징검다리처럼 이어져
이 내 강북과 강남을, 강남과 경기도를 관통하는
큰 줄기로 모든 흐름을 바꿔버린다
택시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순간!
영업 운전의 재미를 느끼는 순간이었다
이런 날도 있구나
위험했던 순간
종로에서 수색으로 이동했던 손님을 끝으로
강변북로를 따라 한남대교로 바로 이동했는데
진입하자마자 전 차선 정체로 이어진다
무슨 일일까? 아 며칠 전부터 간헐적으로 진행되던
도로 재포장이 생각났고 아니나 다를까 그 많은
차선을 포개고 접어 2개 차선으로 좁히는 중.
무슨 공사를 이리 무식하게 진행하는지 짜증에
울화가 치민다 그 와중에 순간 식겁한 오른쪽
실루엣! 백미러가 옆 차와 겹치고 있었다
뽀각~~!
다시 차선이 넓어지자 차를 세우고 접촉한
운전자와 대면하였다. 안위를 묻고 차 상태를
살피며 솔직하게 교통상황 때문에 짜증이 났고
잘 살피지 못해 접촉된 점을 인정하고 사과부터
먼저 했다. 잘잘못은 그 뒤에 하려 했는데
그쪽 운전자가 누구 잘못이라고는 할 수 없는
상황 같다며 오히려 내쪽 백미러가 역방향으로
더 뒤집힌 것 같은데 작동에 문제없냐며 자기 차는
괜찮으니 작동해 보시라고 얘기해 준다
얼굴도 잘 생긴 젊은 청년 같았는데 참 호기롭고
맘 씀씀이도 바릇바릇하다
괜찮다고 확인시켜주고 몸은 괜찮냐고 물어보고
서로 갈길 가는 걸로 웃으며 정리
누굴 만나느냐에 따라 충분히 논쟁으로 번질 수도
있었던 상황
이래저래 고마운 BMW 청년. 감사하게 생각한다
오늘도 도로 흐름의 묘미
사람과 사람 사이의 부대낌을 진하게 느끼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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