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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모신 손님 열두 분, 영업거리 80km
날이 좋다. 요즘 석양은 정말 환타스틱 하다.

영동대교 타기전 해저무는 하루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서울에서 청담동 가시는
매너 좋으신 분을 첫 손님으로 잘 마무리하고
영동대교 남단 쪽으로 돌아 나오는 길 호출이 바로 온다
위치는 삼성동 아이파크
아파트 안쪽으로 들어가니 예상외로 길이 깊다
기존 래미안이나 아이파크 구조와는 달리
진입로가 꽤 길어 구조 파악이 힘들고 폭이 좁아
차 댈 곳을 찾아 계속 진입하던 순간, 어디쯤 왔을까
슬쩍 비친 얼굴, 앳되 보이긴 하는데 덩치가 큰 손님
차 쪽으로 곧장 걸어오길래 문을 열고 탑승시킨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과정
인사하고 절차대로 도착지를 확인한다
- 안녕하세요 벨트 부탁드리고요
- 도산대로 000 가시는 것 맞으시죠?
"네" 단답형.
목적지는 맞으니 더 이상 귀찮게 할 이유는 없다
- 이동하겠습니다
영동대로 방향에서 신사 쪽으로 좌회전해서
직진하고 있는데 난데없이
"미탑승 신고"로 탑승 취소 메시지가 뜬다
이건 탑승자를 잘못 태웠을 때 울리는 메시지다
즉,
손님이 본인 내버리고 가버렸다고 울리는 경고
메시지란 뜻이다
그럴 리가 목적지 확인하고 손님이 확인까지 했는데
다시 물어본다
- 손님 도산대로 000. 목적지 맞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어 저 올림픽 경기장 수영장 가는데요"
...
어이없는 일이
본인도 뭔가 일이 잘못된 것을 직감했는지
목소리가 기어들어가고 있다
그제야 자세히 보니 중학생쯤 되는 앳된 모습
돌발 상황이 되니 어쩔 줄 모르는 그냥 학생이고
어린이다
이왕 취소된 거 안심시키고 데려다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해 주고 목적지를 다시 잡는다
잠실 학생 수영장에 도착해서 자동결재가 안되니
카드가 있냐고 물어보니 엄마에게 전화를 건다
통화하고 나를 바꿔달라 했다
학생 잘 도착했으니 걱정 말라 말씀드리고 결재 방법을
물어보니 계좌 이체하시겠단다
회사 계좌는 있지만 당장 내가 확인이 안 되니 난감,
일단 내 계좌로 받아 입금 확인하고 다시 내가
회사 계좌로 송금한다
불편하고 번거롭다. 무엇보다 이 시간은 휴식을 눌러야
하는데 들어오는 호출도 못 받고 내 시간이 허비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리고 이 순간 도로에서 무방비로 정차 상태인데
위험하기 짝이 없는 순간이다
교통흐름을 저해하고 지나가는 차들에 욕먹는 아주
불편한 순간이기도 하다

오늘은 또 이렇게, 이런 경험치를 쌓는다
혼자 타는 학생들은 좀 더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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