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카메라 앞에서 감속해도 단속된다?

택시 기사들은 단속 카메라에 관한 정보에 매우 민감하고 단속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운전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한번 단속되면 한나절 고생한 노력을 범칙금 한 방으로 날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호과속 카메라의 작동 원리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팅 했었습니다만 요 며칠사이 유튜브에서 화제가 된 영상이 있었는데 제목이 "과속카메라 앞에서 속도 줄여도 단속된다 범칙금 6만 원"이었습니다.

기존 알고 있던 내용으로는 납득이 안 되는 내용이었고 새로운 카메라라도 나온 건가 알아봤지만 결론적으로 이건 어그로 또는 잘못된 정보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팩트를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캥거루 운전해도 단속된다?

유튜브 영상의 내용

현재 도로에 설치된 카메라의 종류(고정식, 이동식, 구간 단속 카메라)중 고정식 카메라의 작동 원리가 바닥에 설치된 2개의 루프 센서를 이용, 첫 번째와 두 번째 센서를 차량이 순서대로 밟고 지나가는 시간을 측정하여 과속여부를 판단하는데 이렇게 하다 보니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과속을 하다가도 카메라를 지날 때는 속도를 급격하게 감속하여 단속을 피하는 일명 '캥거루 운전'(이것을 왜? 캥거루라고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을 하고 있지만 새로운 카메라는 측정 방식이 달라 이렇게 운전해도 단속을 피하기 어렵다는 경고의 내용이었습니다

 

단속을 못 피하는 이유

영상에서 언급된 카메라는 고정식 형태이지만 바닥에 루프센서를 통해 속도를 감지하는 방식이 아닌 레이저 측정을 통해 과속 여부를 판단하는 카메라였습니다.

이 카메라는 1초에 400여 개에 달하는 레이저를 통행하는 차량에 조사하고 반사되어 돌아오는 빛의 시간을 측정하여 과속을 판단하는데 측정거리가 무려 1200m까지 가능하여 운전자가 카메라를 식별하기 힘든 거리에서 측정을 하기 때문에 과속을 하는 운전자는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단속을 당할 수밖에 없다는 근거를 말하고 있었습니다

 

레이저 측정방식 카메라

영상에서는 레이저 측정방식 카메라가 마치 새롭게 도입된 것처럼 얘기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어서 이미 예전부터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카메라 종류입니다.

이 방식의 카메라도 크기나 형태가 조금씩 달라 자세한 설명은 힘들지만 차량이 카메라 아래를 통과할 때 보면 센서 부분에서 빠르게 점멸(파바박)되는 빨간 시그널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레이저 측정방식의 시각적 특징으로 도로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카메라입니다

 

측정거리가 길어 회피가 어렵다?

1,200m 측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운전자는 카메라 위치 파악 전, 속도를 줄이지 못한 상태에서 단속이 가능하다는 얘기는 그럴 듯 하지만 말이 안 되는 얘기입니다.

카메라 자체가 성능이 좋아 1,200m 원거리 측정은 가능하다 해도 직접적인 단속을 위해 근거로 남겨야 하는 것은 사진인데 이 사진을 담당하는 촬영파트의 기능이 측정 파트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즉 현재와 같이 근거리에 차량이 있어야만 번호판 촬영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측정은 원거리부터 가능한지는 몰라도 촬영 자체가 원거리 촬영이 불가하며 만일 원거리 촬영이 가능한 장치로 업그레이드한다 치더라도 이 거리상에 있는 차량이 한두 대가 아닐 텐데 특정 차량에 재빠르게 포커싱 하고 번호판 확대해서 촬영을 한다? 대한민국 예산이 이 정도 성능의 카메라를 설치할 만큼 쓸데가 없지는 않을 겁니다.

따라서 이 부분은 하나는 맞지만 결정적으로 단속 근거를 남기는 촬영이 안되기 때문에 캥거루 운전을 해도 소용없다는 영상의 내용은 맞지 않습니다.

 

두 카메라의 능력은 같다?

그렇다면 루프센서 방식이나 레이저 측정방식이나 능력은 동일한 것인가 궁금증이 생길 수 있는데 기술적인 면은 물론 다른 것은 모르겠고 레이저 측정방식은 루프센서 방식처럼 센서가 설치된 차선에서만 측정 가능한 것이 아니고 전체 차선과 갓길까지 커버가 가능하기 때문에  일부 좀 안다고 하는 택시운전자들이 하는 차선을 급히 변경하는 회피 방법은 쓸모가 없음을 알아야 할것입니다.

 

결론은 안전한 등속운전

카메라가 어떤 방식이든 신경 쓰기보다 평소 일정한 속도의 관성 운전을 하는 것 만이 궁극적으로 단속을 피하고 사고에서도 안전한 방법임을 명심하여 나도 편하고 함께 도로를 운행하는 상대 운전자도 배려하는 습관을 키워가야 하겠습니다.